신앙개혁일지

신앙개혁일지 28 : 십자가 지고 가기 1

김완섭 목사 2021. 8. 13. 21:00

우리가 날마다 지고 가야 할 십자가는 예수님께서 지워주시는 멍에입니다.

멍에는 가볍다고 하셨지만 항상 짊어져야 할 그리스도인의 삶을 뜻합니다.

그래서 누가는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가야 한다고 표현했습니다.

십자가는 고난주간에 예수님의 고난에 대해 묵상하고 잊어버려도 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도 우리는 우리 자신의 십자가 곧 주님의 멍에를 메고 가는 중입니다.

멍에를 내려놓는 순간 우리는 예수님을 따라가는 길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내려놓았던 자기 십자가를 다시 져야 합니다.

아무리 무거워도 주님은 그것을 가벼운 멍에라고 하십니다.

주님께 전적으로 맡기기만 하면 말이죠.

 

신앙개혁일지 28

십자가 지고 가기 1

 

서울역 노숙체험과 세상소식 끊고 사복음서 8독하기, 한 달 월급 나누어주기, 죄수 심부름꾼 되기

등의 체험을 진행하면서 그 중 두 번째 체험과목인 십자가와의 만남을 위한 준비를 해오고 있었습니다.

예루살렘이나 우리나라 수도원 등에 가면 십자가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만,

대개 무게가 가볍고 크기도 작은 십자가들입니다.

물론 그런 체험들을 통해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에 대한 귀한 뜻을 생각하고 믿음을 새롭게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실제로 예수님께서 지고 매달리셨을 법한 크기와 무게의 십자가를 져보고 또 거기에 달려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십자가를 제작해보기로 하고 목재를 구입할 곳을 찾아보았습니다.

 

적어도 3∼4m 정도의 길이에 두께가 있는 목재는 인천이나 부산 등 항구가 있는 곳에

많이들 있었고 서울에는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러 저리 찾다가 마침내 경기도 구리에 있는 목재상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구입하러 갔습니다.

길이는 3m60cm가 최대였고 두께는 38mm, 폭은 235mm 되는 목재를 구입했습니다.

사실 무게가 얼마나 나갈지 알 수 없어 실제 필요한 목재의 약 2배 정도를 구입했습니다.

십자가는 세로 360cm, 가로 180cm로 하되 두 겹으로 했습니다.

다만 제가 있는 사무실에서 건물 밖으로 끌어내야 하는데 너무 커서

혼자서는 운반할 수 없을 것 같아 약 30cm씩 잘라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약 45kg 정도 되는 십자가를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목적을 위해 한 겹으로 된 십자가를 또 하나 만들었습니다.

 

과연 이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다닐 수 있을까 해서 2018년 1월 1일에 혼자 잠시 지고 다녀보았습니다.

건물 밖으로 끌어내는 데에도 한참 걸렸고 벽에 걸려있던 액자 하나를 깨뜨려 먹었습니다.

그렇게 시험적으로 1km 정도 지고 나서 어깨가 너무 아팠고 며칠 동안 온몸이 쑤셔왔고

어깨 죽지에는 멍 자국이 크게 들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며칠 미루다가 1월 15일에 마침내 ‘죄와 허물의 십자가’를 어깨에 메고

거여동 길거리를 2km 이상 걸어 다녔습니다.

저에게는 얼마나 무겁든지 2km를 가는 동안 무려 열아홉 번이나 가로수에 걸쳐놓고 쉬기를 반복했습니다.

채찍질을 몹시 당하시고 온몸의 힘이 다 빠져 십자가를 지고 몇 걸음 걷지도 못하시고 쓰러지신

예수님의 무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그것은 순전히 저의 죄와 허물의 무게였습니다.

 

저는 십자가를 세 번 지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 십자가는 ‘죄와 허물의 십자가’로 인간의 근본적인 죄를 짊어지신 것을 체험하려고 했고,

두 번째 십자가는 ‘상처와 고통의 십자가’로서 신앙인의 모든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시는 십자가를 체험하려고 했습니다.

세 번째는 ‘사명과 헌신의 십자가’인데 십자가에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나서 사명을 감당하는 십자가였습니다.

이 십자가는 한 겹으로 만들어진 다소 가벼운 십자가였습니다.

그런데 이 ‘사명과 헌신의 십자가’를 지기 전에 ‘십자가에 매달려’있는 체험을 계획했습니다.

십자가에서 6시간 동안 매달려계셨던 예수님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무튼 ‘죄와 허물의 십자가’를 지고 나서 약 4개월의 시간이 흘렀을 때에야

두 번째 십자가인 ‘상처와 고통의 십자가’를 질 수 있었습니다.

한두 주 후에는 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계속 망설여지면서 어렵게만 느껴졌습니다.

이런저런 사정과 핑계를 대다가 5월 14일에 두 번째 십자가를 지고 나갔습니다.

이전보다 훨씬 힘들어졌습니다.

그만큼 결단이 흐려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두 번의 십자가 체험을 통하여 예수님의 십자가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고

말씀을 훨씬 더 생명력 있게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성경을 보는 시각 자체가 변했으며 신앙적으로 훨씬 더 성장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직 ‘십자가에 매달리기’와 ‘사명과 헌신의 십자가’가 남아있습니다.